[눈으로 물든 로맨티카] 시라세 사쿠야: 아이돌 이벤트, 트루엔드

SR【雪染めロマンティカ】白瀬咲耶

 

아이돌 이벤트①: 예를 들어 세상이 하얗게 물들 수 있도록

 

프로듀서: 우왓... 

-아, 아이쿠...

 

프로듀서: (-후우, 세이프... ...그나저나, 꽤 쌓였네... 넘어지지 않도록 걷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힘들어. 이거, 내일 근육통에 시달리겠는데...)

 

프로듀서: (-...응?)

 

 

(사박 사박)

 

프로듀서: -사쿠야?

 

사쿠야: 응...?

아아, 프로듀서. 우연이네.

 

프로듀서: 그러게. 사쿠야는 이 시간대면... 하굣길이구나.

 

사쿠야: 그래. 기숙사로 돌아가는 중이야. 밖은 보이는 것처럼, 걸어다니는 것도 위험하고-

오늘은 따뜻한 차라도 마시면서 느긋히 겨울날을 보내려고 생각하고 있어.

 

프로듀서: 그렇구나, 그게 좋겠네.

넘어져서 다치기라도 하면 큰일나니까.

 

사쿠야: 그렇지. 일에 지장이 생기면 안 되니까.

-......

 

프로듀서: .........

...기숙사까지 바래다줄게. 나도 사무소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니까.

 

사쿠야: ......응, 고마워.

 

(사박 사박)

 

사쿠야: .........

 

(사박 사박)

 

사쿠야: .........

 

프로듀서: .........

 

(사박 사박)

 

사쿠야: .........

-...저기, 프로듀서, 앗...!

 

(털썩)

 

프로듀서: ...!? 사, 사쿠야! 괜찮아-!?

 

사쿠야: 어, 응...

 

프로듀서: 아프진 않고!? 어디 상처라도...

 

사쿠야: 아니... 응, 괜찮아... 어디도... 아무렇지도...

-......후후... 아하하핫!

 

프로듀서: 사, 사쿠야...?

 

사쿠야: 그래, 안심해. 이상한 곳을 부딪힌 건 아냐. 

-단지, 이건...

...꼴사납네, 라는 생각이 들어서.

 

프로듀서: 사쿠야...

 

사쿠야: -있지, 프로듀서.

내 옷, 벌써 이렇게 눈 투성이가 됐어.

모처럼이니 마음껏 눈 위에서 놀고 싶은데... 

...잠시만 어울려줄래?

 

프로듀서: -......그래. 잠시만이 아니라, 나도 온 힘을 다해서 말야.

 

(부스럭)

 

 

사쿠야: -...하-...

눈 위에서 이렇게 노는 건 처음이야.

 

프로듀서: 나도 이게 얼마만인지...

 

사쿠야: .........

...무슨 고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해. 당신에게 상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프로듀서: ......

 

사쿠야: 그렇지만... 지금은 그게 뭐였는지조차 생각나지 않아.

분명 굉장히 사소한 일이었을 거야. 이 하얀 눈으로 간단히 사라질 정도로...

 

프로듀서: ......

...사쿠야가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분명 그렇겠지.

...말못할 고민이 있는건 이상한 게 아니고, 그렇다고 숨기지 말란 법도 없어.

무슨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상담해줄테니까 말야.

-나는 사쿠야의 얘기가 듣고 싶어.

 

사쿠야: ......그래.

.........있지, 한마디, 들어줬으면 하는 말이 있어.

 

프로듀서: 응, 뭔데?

 

 

사쿠야: 고마워, 프로듀서.

---

 

True End: 예를 들어 세상이 검게 물든다 해도

 

프로듀서: (...어떻게든 끝냈다...)

 

(타닥 타닥)

 

프로듀서: (...괜찮아, 제대로 만회했어. 연락도 사후 처리도 끝났고... 어엿한 어른이라면, 실수 하나로 풀죽어있을 때가 아냐. 그럴 시간이 있으면-)

 

(타닥 타닥)

 

프로듀서: (-있으면... ...한심하군, 정말.)

 

(철컥)

 

 

사쿠야: -어라?

 

프로듀서: ! ...아아, 사쿠야구나. 이 시간에 웬일이야?

 

사쿠야: 잠시 두고 간 물건이 있어서.

이 주변에 필통이...

 

(부스럭)

 

사쿠야: -자, 여기 있네. 때마침 쿠션 뒤에 숨어있었구나.

목적은 이것뿐이야. 일하는 중인데 방해한 모양이네.

우리를 위해, 언제나 고마워. 매일 즐겁게 일하는 건 전부 당신 덕분이야.

 

프로듀서: 아니, 사쿠야네가 잘 해주는 덕분이야.

...나 같은 건, 별것 아니지.

 

사쿠야: ...프로듀서, 혹시 무슨...

 

프로듀서: 하하, 아무것도 아냐.

그런 것보다, 돌아가려면 한밤중이니 조심해서 가. 뭣하면 택시 불러줄게.

 

 

사쿠야: .........

 

(부스럭)

 

프로듀서: ...사쿠야? 집에 안 가?

 

사쿠야: -둘이 있는 김에 내 얘길 잠시 들어줬으면 해서.

...민폐인가?

 

프로듀서: ...아니, 그렇지는...

 

사쿠야: 후후, 고마워. 그래서, 할 얘기라는 건-...

...당신에 대한 거야.

 

프로듀서: 나...?

 

사쿠야: ......일할 때의 당신의 표정. 

몸에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찌릿한 날카로운 자태가 난 좋아.

당신의 손도, 나는 좋아. 메모를 할 때나 운전을 할 때, 나도 모르게 보게 돼.

게다가, 당신의 눈동자는 무척 아름다운 색을 띠고 있어.

그 눈동자에 내가 비춰질 때, 굉장히 행복해져.

 

프로듀서: 사, 사쿠야...? 갑자기 왜 그래...?

너무 칭찬만 들으면 아무리 그래도 조금 부끄러운데...

 

사쿠야: 어머나, 이제 들어주지 않는 거야?

나는 아직 당신에게 하고싶은 말이 산처럼 쌓여있는데.

-당신이 나에게 있어 얼마나 큰 존재인지... 그렇게 간단히 전할 수 있을 리 없잖아?

 

프로듀서: 뭐...

 

사쿠야: 언제나 성실하고, 자기보다 우리를 우선하는 상냥한 점.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바로 눈치채고, 살며시, 그렇지만 눈물이 나올 정도의 상냥함을 선사하는 점도...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눈치채고, 듣고 싶었던 말을 해주는 점도 좋아해.

 

프로듀서: 사쿠야...?

 

 

사쿠야: -무슨 일이 생겨도,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웃어넘기고 전부 떠맡는...

...그 상냥함은,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슬퍼.

 

프로듀서: ......!

 

사쿠야: 당신이 짊어지는 것의 크기를 나는 상상할 수 없어.

내 행복 옆에서 큰 직무를 짊어지고 있겠지.

그렇지만... 그렇기에...

당신의 노력을 없었던 일로 만들지 않았으면 해.

 

사쿠야: 자기 자신과 맡서는 게 나쁜 것이라고 말하진 않겠어.

무언가로 고민하는 것도, 그저 나쁜 것이라고 단정지을 생각도 없어.

그치만, 나 같은 건, 이라던지, 그런 일, 이라던지...

그런 말을 당신의 입으로 듣고싶지 않아.

당신의 노력을 부정하는 사람은 그게 누구라도 용서하지 않을거야.

 

프로듀서: ......

 

사쿠야: 그래도 아직 당신이 그런 말을 입에 담겠다면...

몇 번이고 당신의 멋진 점을 속삭이도록 하겠어.

그래도 당신이 부정한다면... 그것의 만 배는 되는 긍정을, 나는 당신에게 밀어붙이겠어.

자, 어느 쪽을 원해?

 

프로듀서: ......하하, 내가 졌어.

 

사쿠야: 후후, 이해가 빨라서 편하네.

 

프로듀서: 그래. 언제까지고 풀죽어있을 바에얀... 사쿠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지.

 

사쿠야: 그건 기쁘지만, 그래도 일은 적당히 해.

어디 사는 누구처럼 쓰러지기라도 하면 큰일 나니까.

 

프로듀서: 하하하...

 

사쿠야: ...당신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야.

그러니까,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당신도 잊지 말았으면 해, 프로듀서.